몇 달 전부터 GPT라는 단어가 갑자기 온갖 미디어에 도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처럼 대화가 되는 AI가 나왔다면서, AI가 전문직 시험에 합격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죠. 개학을 하고 들어간 수업에서도 GPT 얘기는 계속되었습니다. 어떤 교수님은 “수업 자료를 GPT를 통해 만들었는 데 3일 걸릴 일을 두 시간 만에 해주었다.” 라고 말하기도 하셨고 어떠 교수님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게 앞으로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난색을 표하셨습니다.
주변뿐만 아니라 저 역시 Chat GPT를 사용해 보고 놀랐습니다. 평소라면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RFC 사양을 요약해달라고 하니 5초만에 요약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와 관련된 질문 몇가지를 사람한테 묻듯이 물었더니 금방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Chat GPT가 1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해준 답을 이용하면 블로그 글 하나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리포트 작성을 위해 뉴스, 명세를 찾고 정리할 때마다 내가 직접 찾아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은연중에 들었습니다. 간단한 개발 정도는 그냥 해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빨리 개발자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SF 영화에서 나오는 AI가 전 인류를 지배해서 모든 인간이 노예로 전락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아니라면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컴퓨터 보급으로 사라진 주판처럼 되지 않기 위해 생성 AI와 관련해 나름 여러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그러던 중 읽은 GPT 제너레이션 이라는 책에서는 PROMPT라는 AI와 공생하기 위한 방법을 보았습니다.
이 책이 제시한 방향이 맞을지는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야 알게 되겠지만, 우선은 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두고두고 이 내용을 꺼내보기 위해 글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PROMPT는 7가지 각기 다른 방법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입니다.
Planning & prospect - 방향과 프로세스를 설정하는 기획력
방향이 있는 큰 그림을 그려라. 그래야 AI와의 대화에서 밀리지 않는다. 계획은 기획이 정해진 다음에 그것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계획은 AI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다. 기획력이 있는 사람이 되려면 하는 일에 대해 이유를 알고, ‘왜’에 대한 나름의 고민과 답을 가져라.
Reconstruction - 재구성과 편집을 통해 의미를 만드는 구성력
AI가 만든 결과는 보통 평균적이다. 이를 재구성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이 GPT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다. 경쟁보단 운전하는 방법을 배워라. 구성도 연습이 필요하다. 평소 관심 있는 것에 대해 구성을 분석하고 스스로 재구성하는 연습을 하라.
Organize - 의미와 정보을 잇고 통합하는 연결력
창발성은 기존 것들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새로운 것이다. AI는 아직 이런 창발성을 가지지 못했다. 따라서 AI가 찾아준 자료로 새로운 것을 창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창발성은 훈련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은유나 직유를 사용해 보자. 같은 표현도 기존에 없던 이미지와 연결하려 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은유와 직유가 아니어도 하루 5분씩 관련 없어 보이는 것을 연결시켜보는 연습을 하자.
Make a question - 원하는 답을 얻어내는 질문력
좋은 질문을 해야 보다 나은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좋은 질문을 위해선 궁금한 것의 핵심을 파악하고 인지해야 한다. 또한 정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핵심과 맥락을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글, 드라마, 영화 등을 보고 4~5줄 정도로 요점을 정의하는 연습을 해보자.
Persuasion - 사람들 이끄는 힘, 설등력과 리더십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선 질문을 잘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산출된 결과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AI는 원론적인 대답을 중심으로 한다. 따라서 인간의 주장, 관점, 판단과 결합되기 좋다. 이들이 결합되어야 생동감 있는 결과가 나온다. 주장, 관점, 판단이 있다는 것은 결국 설득력이 있다는 의미고 설득력이 있는 사람은 대게 리더십을 가진다. 설득력을 키우기 위해 말을 합리적으로 구성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논리와 주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주장과 논지가 맞는지 체크해야 한다. 이슈 선점도 중요하다. 화제의 이슈를 먼저 안다면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Together & Touching -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력과 휴먼터치
사람을 설득하는 데 있어 감정이 논리보다 중요하다. 감정엔 공감력이나 윤리적 판단이 포함된다. AI가 작성한 글엔 감정이 없다. 따라서 GPT가 작성한 초벌에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잘 넣을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 사람이 느끼는 것, 생각, 해동에 대해 심리, 철학 등 여러 관점으로 이해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에 대한 세심한 관찰, 디테일에 대한 주의가 효과적인 휴먼터치를 만드는 힘이다.
참고 - GPT 제너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