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11월? 즈음에 "코테나 봐야지, 날 뽑아주겠어?"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던 우테코가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막상 저런 생각으로 지원했어도, 1차 코테에 붙으니 너무 가고 싶었던 우테코를 끝내게 되었다. 부트캠프 치고는 긴 기간이었지만, 나한테는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하지만 10개월 동안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개발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개발자가 개발만 잘하면 되지, 개발은 혼자 하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하지만, 양질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선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리소스를 소모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한, 지식을 열정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몰랐던 것,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새로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한테 다가가고, 말을 하다 보니 소프트 스킬이 많이 늘었다. 개발을 대하는 태도가 "혼자"에서 "다 같이"로 바뀌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아직은 부족하지만 "단방향"에서 "양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그러면서 소프트 스킬을 계속 키워나가고 싶다. 우테코라는 환경이 사라진 마당에 어떻게 소프트 스킬을 키워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도전해 보고 싶다.
내가 하는 생각, 내 의견에 관심을 가져주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기술에 대한 얘기를 하면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냥 듣고 흘린다. 그나마 현업에 가있는 형 몇 명만 나의 질문을 받아줄 뿐, 서로 아는 것을 나누고, 나의 의견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우테코에서 만큼은 나의 생각에 대해 들어주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리뷰어들에게 나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며 리뷰를 하고, 각자 공부한 것과 갑자기 궁금한 것을 서로 물어보며 아는 것을 크루들과 나누고, 너무 답이 안 보이면 코치님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래서 10개월이 행복했고 끝나 갈수록 아쉬움만 남았다.
개발 부채가 잔뜩 쌓였다ㅎ. 우테코에 들어와서 난생처음 보는 것들을 듣고 보면서 공부해야 할 지식들이 쌓이게 되었다. DB, JPA, AWS, 운영체제 등을 공부해야 한다. 그 밖에도 토비의 스프링, 이펙티브 자바도 읽어야 한다. (리액티브 프로그래밍, 카프카, 쿠버네티스, 코틀린, web flux도 시간 되면 배워야 하는데 언제 배우지..). CS 공부를 하다 보니 CS는 면접용이 아니더라. 모르니까 안 보이는 거지, 알고 나면 CS 없이는 깊은 지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CS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코테도 준비해야 하는데... 이러니까 쉬질 못하지...
마지막으로 취미를 되찾았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운동을 열심히 했다. 매일 점심시간에 농구하고, 밤에 인터벌 트레이닝하고, 주에 한번 킥복싱 다니면서 살았다. 그런데 대학에 오고, 코드와 한 몸이 되면서 운동을 놓았다. 매일 컴퓨터 화면만 보고 살았더니, 스트레스 해소한다고, 개발 안 풀린다고 담배를 피워댔더니 몸이 심각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관절은 안 쑤시는 곳이 없고, 피로는 쌓여만 갔다. 물가도 오르니까 담배값을 줄이고 싶어졌다. 결국, 취미를 찾을 겸 운동을 시작하면서 담배를 끊었다. 그랬더니 관절이 많이 좋아졌다(거북목이랑 손목 아픈 건 여전하지만.... 이거는 개발을 그만둬야 낫지..). 그래도 허리와 어깨가 안 아프다. 그리고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 진다. 이제는 운동을 안 가면 오히려 스트레스받는 정도까지 되었다.
우테코는 정말 이상한 공간이다. 혼자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혼자 순수 공부 시간이 8-10시간이다. 그런데 캠퍼스에 가면 같이 밥 먹고, 잡담하고, 이동하는 시간 때문에 혼자 순수 공부 시간이 4, 5시간 정도 나온다. 그럼에도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다른 크루가 시간 들여 공부한걸 빠르게 얻을 수 있어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잡담이 경쟁력인가 보다. 이 이상한 공간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나침반이 되어 앞으로 꽤 긴 시간 동안 나의 길을 안내해 줄 거 같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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