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레벨 1이 끝났다. KDT에 진행률 1, 2%가 찍히던 때가 어제 같은데 어느새 20%가 넘어갔다.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군대에서는 죽어라 안가더니…
8주 동안 레벨 1을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우테코에 오기 전까지는 개발을 잘하기 위해선 개인의 퍼포먼스가 유일하게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레벨 1을 진행하면서 많은 크루들과, 코치분들과, 리뷰어분들과 대화하면서 홀로 공부하는 것보다 소통을 통한 배움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프트 스킬역시 개발 지식 못지 않게 중요하더라. 그렇다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배운 것들을 리마인드 하고, 더 깊은 지식을 고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혼자서는 새로운 관점을 얻기 부족하다, 나의 관점보더 더 좋은 관점이 있는지 알기 힘들다. 그때문에 때로는 같이, 때로는 혼자서, 공부하는 방식을 적절히 배합해 공부해야 한다.
레벨 1 기간동안 “모던 자바 인 액션”이라는 책을 읽었다. 우테코 시작 전까지 자바는 학교 수업에서만 배웠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선택한 책이다. 이 책은 우테코 레벨 1에서 추천하는 필독서가 아니다. 그 때문에 같이 이 책을 읽을 크루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한, “나도 필독서를 읽어야 되나?”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하지만, 레벨 1을 마친 시점에서 나의 선택을 전혀 후회하고 있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운 내용 중 일부를 테코톡 발표에 사용했고, 미션을 진행하면서 정말 많이 사용했다. 역시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휘둘리는 것보다 나를 중심으로 하는 선택이 가장 후회가 없는거 같다.
레벨 1은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우테코를 붙고 “우테코를 가면 내가 제일 못하겠지?”라는 불안감에 “오브젝트”랑 “클린 코드”를 읽었다. 거기서 배운 추상적인 이론들을 미션을 통해 적용해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책의 내용들이 더 잘 이해되었다.
크루, 코치, 리뷰어 모두가 너무 좋다. 기존에 속했던 집단에서는 적극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그 때문에 대화가 안되고, 공통된 목표를 이루기 참 어려웠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우테코에서도 같이할 사람을 찾기 힘들겠다 라는 섣부른 판단을 했었다. 막상 시작을 해보니 모든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크루들은 하나같이 적극적이며 친절하고 말이 잘 통했다. 코치들과 리뷰어들은 권위적이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강제하지 않고, 나의 생각을 중요시한다. 무조건 틀렸다는 말보다는 질문을 통해 나의 주장을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이런 환경속에서 있다 보니 점점 이전에 내가 속했던 집단으로 돌아가기 싫어진다. 아직 2년 남았는데… 진짜 그냥 자퇴나 할까?
레벨 1을 진행하면서 정말 어려워서 못하겠다 싶은 것들은 없었다. 모든 시도들이 재밌었고, 시도한 만큼 얻는 것들이 있었다. 다만, 레벨 2 부터가 걱정이다. 내가 스프링을 잘 할 수 있을까?
이 기간동안 외부적으로 아쉬운 것은 없었지만 나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일부 리뷰 내용과 설계에 대한 고민들을 되돌아 보면 다 이전에 겪었던 것들이다. 하지만, 언어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힌트를 주기 전에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언어나 프레임워크가 바뀌었을 때 이것들을 적용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내가 공부를 제대로 안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나는 내가 공부하고 사용하는 것들에 대해 최대한 이해를 하고 지나갈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 부끄럽다.